Homework 9/22

D&Department 에 도착했을 때, 허름해 보이는 외관과 입구에 걸린 싸리빗자루, 철물점에서나 볼 법한 철제 선반을 보며 약간은 실망했었다. 그러나 힘들게 온 시간이 아까워 더 자세히, 천천히 물건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입구에서 보고 별생각 없이 지나쳤던 문구가 떠올랐다.

흔했지만, 흔하지 않은 소중한 우리 물건들

 D&Department 가 추구하는 철학을 정말 잘 담고 있는 것 같았다. 평범하게 생긴 식기들, 시계, 대바구니 등등 주변에서 너무 쉽게 보이고, 그냥 막 쓰기 좋은 물건들만 있었지만, 결코 평범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흰색 이태리 타올도 보았다. 예스러움과 현대적임, 그 상반되는 느낌이 한꺼번에 느껴진다는 것이 신기했다. 꽤 오랜 시간을 구경했는데, 할머니 집에 놀러 온 것 같은 편안함도 느껴졌다. 가격대도 다양했다. 생각보다 엄청 저렴하다고 생각한 물건들도 있었고, ‘이게 이렇게나 비싸단 말이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싼 물건도 있었다. 옆에는 가구들도 있었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테이블 위에 물병에 꽂힌 산수유 나무 가지였다. 사소한 소품이었지만 그 물병을 한참 동안 보고 사진도 찍었다. 작은 소품 하나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 감동적이었다.
매장을 다 둘러보고 나오면서 처음에 실망했던 내가 안타까웠다. 현대적인 것만을 좇아 정말 소중한 우리의 물건들을 자꾸 잃는 것 같아서였다. 물론 촌스럽다는 이유로 이미 다른 물건들에 밀려나 내가 자라오면서는 한번도 본적도, 사용해 본적도 없는 것들도 많아서 그냥 옛날 영화에서 본거네라고 생각하며 지나쳤던 물건들도 많았다. 그냥 단순히 과제를 하기 위해 들렀던 곳이었지만, 정말 소중한 경험이었고, 앞으로 시간이 나면 자주 들를 것 같다.